Page 20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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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205
삼천 리 밖으로 도주할 필요 없는데
하필 몽둥이 30대의 중죄를 매기는가
모두가 모래알처럼 수많은 보배창고라
싸늘한 밤 기운에 독서 등불을 돋우세.
不須倒走三千里 何必重科三十藤
盡是河沙眞寶藏 夜寒挑起讀書燈
은선사는 4수의 게를 지어 화답하였다.
삼천 리 밖으로 도주할 필요 없다 하나
드넓은 파도가 평지에 일어나네
백척간두에서 웃음 그치지 않는데
임제․덕산은 부질없이 귀기울인다
하필 몽둥이 30대의 중죄가 되겠느냐 하나
잡고 놓아줌이 여기서 나오네
거사는 전해 온 그 무언가가 있을 터라
솥발 같은 세 봉우리는 층층이 푸르네
모두가 모래알처럼 수많은 보배창고라 하여
중생에게 돌아갈 곳이 되어 주었네
온 곳을 육조(혜능)에게 입 없이 물으니
놀랍구나,진흙소가 큰 코끼리를 삼키니
싸늘한 밤기운에 독서의 등불을 돋우자 하시나
낡은 승복을 머리에 덮어쓴 늙은 중일 뿐
정명거사의 열렬한 의기에 부끄러움 느끼며
병 많은 몸 매사에 무능함을 스스로 불쌍히 여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