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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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213
좋은 성품을 받은 자가 군자가 되는 것이다.외부의 정이 성을
미혹하지 않기에 비록 소인 속에 뒤섞여 있어도 마치 금옥이 흙
속에 들어 있는 것과 같다.요순우탕(堯舜禹湯)이 그 이름을 만고
에 떨친 이유는 당시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상도(常道)를 지키
고 인정을 살펴서 성에 따라 법을 세운 데 있다.걸주우려(桀紂
幽厲)는 부귀에 미혹되어 큰 보배를 잃고 자성(自性)을 방종하여
정(情)을 따라간 사람이다.천지는 비록 정이 없다고 하나 풍운과
사계절의 절후가 바뀌고 산천만물의 형태가 갖가지인데 오직 사
람만이 그 중간에서 천시(天時)를 헤아리고 지리(地利)에 따라 절
도를 잃지 않으니 이는 사람이 천지의 중심이 되는 까닭이다.
정의식(情意識)은 모두 성(性)에 뿌리 한 것으로서 사물에 따라
서 나타나는 까닭에 외형에 이름이 많으니 나머지 이름은 이루
다 서술할 수 없다.정(情)이란 작용에 따라가는 마음[心]이며 의
(意)란 사물을 기억하는 의지[志]이고 식(識)이란 사물을 분별하는
지(知)이다.희로애락은 모두 이 중에서 정에 속한다.큰 성인이
란 성(性)이 확고부동하여 바깥의 유혹을 받지 않고 정에 끄달리
지 않으며 성이 정을 자제하는 자이다.우리 불교에서는 바른 깨
달음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역 에서는 ‘이치를
다하고 성품을 다한다[窮理盡性]’는 말만을 알 뿐,고금을 넘나드
는 도는 보지 못하고 있다.
41.소동파의 승복[衲衣]
한림학사 소자첨(蘇子瞻:소동파)이 소성(紹聖)원년(1094)가을
남화사(南華寺)를 지나게 되었다.승복을 입고 변(辯)장로와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