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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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심고 비석 세워 묘 앞에 우뚝하니
                 죽은 님 길이길이 잊지 말자 생각지만

                 넋은 흩어지고 육체는 티끌 되어
                 다섯 갈래 길[五惡趣]아득히 차례로 윤회하며
                 옛사람 무덤 위에 오늘 그대를 묻으니
                 새 무덤 옛 무덤 정한 임자 없으렷다

                 낙양성 안 천만의 사람들이
                 끝내는 북망산 아래 한 줌의 흙이 되리라
                 어둡고 미혹하여 돌아올 길 잊었으니

                 그대 위해 홀로 앉아 길이 슬퍼하노라
                 예전에 곡을 하며 곡하여 죽은 사람 먼길 떠나 보냈는데
                 이제는 외로운 무덤 되어 꽃다운 풀 위에 누웠네

                 여우는 굴을 뚫어 새끼를 숨겨 두고
                 밭가는 농부는 뼈를 뒤적거리며 구슬을 찾는구나

                 고목은 쓸쓸히 바람 일으키고
                 이쪽저쪽 무너진 무덤 하늘 끝에 즐비하다
                 한식도 지났으니 그 누가 제사를 모실까
                 무덤가에 남은 꽃이 외로이 붉구나

                 해와 달의 뜨고 짐이 쏜 살 같아서
                 부자와 빈자,잘난 이 못난 이 모두 이같이 되리
                 어찌해야 영원한 낙원에서 함께 노닐까
                 겁화(劫火)를 지나도 삶과 죽음이 없는 곳 그 어디에.

                 前山後山高峨峨 喪車轔轔日日過
                 哀歌幽怨滿巖谷 聞者潛悲薤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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