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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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215


                 어찌 막히는 일이 있겠는가
                 정씨는 떠나지 않았고
                 소씨는 머무르지 않았으니
                 각기 가득 차 있되 뒤섞이는 일 없어라.”



               정씨는 광동(廣東)의 조운사(漕運使)이며 변선사는 이 암자를
            지은 사람이다.




               42.고암선사의 뒤를 잇다/무착 도한(無着道閑)선사



               한(閑)선사가 처음 운거사(雲居寺)고암 오(高菴善悟)선사를 찾
            아뵈었을 때 오선사가 물었다.

               “고향이 어디냐?”
               “ 천태(天台)입니다.”
               “ 천태의 돌다리가 무너졌다고 하던데 정말이냐?”

               한선사가 그의 겨드랑이를 부축하니 오선사는 웃을 뿐이었다.
               오(悟)선사는 평소에 현사(玄沙)스님이 설법한 ‘나로 인해 너에

            게 절한다’*는 화두를 즐겨 말하였는데 한선사가 이 설법을 듣고
                       20)
            깨친 바 있어 게송을 지어 오선사에게 올렸다.


                 나로 인해 너에게 절한다 함은

                 물고기의 아가미 새의 부리로다


            *현사스님이 하루는 신참승이 와서 절하는 것을 보고 “나 때문에 너에게 절하게
              되었구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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