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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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下 221


                 낱낱 티끌 속에 두보가 있어
                 6근 6진 18계 12처가 모두 문장이며
                 8만 4천의 무수한 구절이라
                 탄환같이 둥글고 아름다운 구절로
                 노래불러도 춤추게 하기에는 부족하네

                 가을 바람이 나무를 맴돌며 창백한 얼굴을 스쳐가니
                 푸른 동산은 비취색 잃고 민둥산이 되었구나
                 저 멀리 맑은 흥취 쫓아가 나와 헤어지니

                 쌀쌀맞기가 바람 없어도 수레를 몰 만하네

                 인생 백 년 돌아오지 못할 나그네를 부르고
                 천지의 한 객사에서 송별하려 하누나
                 봄비를 거두어 새 뜻을 적셔 두었다가
                 뒷날 서로 만나면 그대에게 보여주리라.

                 少年詩律如春雨 點染萬物發佳處
                 時復一篇出新意 瀾錦輕紗脫機杼

                 自知文意費雕刻 日益巧僞蔽心腑
                 翻然洗心謀大道 超然不與萬法侶

                 車輪峰下從吾遊 杲杲素練濯秋渚
                 一染燦然得正色 不爲朱紫所等伍

                 妙高無處見德雲 夢中樓閣啓錀戶
                 了然心腑不可蔽 無煩彫刻得巧語

                 謫仙人在一塵中 一一塵中有杜甫
                 根塵界處皆腹藁 八萬四千無數句
                 意句圓美若彈丸 詠歌不足欲起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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