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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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암주서 227


            데 앙산사에 주지하라는 명을 받고 풍성(豊城)으로 가는 길에 나
            의 암자를 방문하였습니다.그때 절로 들어가는 길을 잠시 전송하

            였을 뿐인데 그 후 대위사(大潙寺)로 옮긴 지 2년 만에 그는 입적
            하였습니다.향성사(香城寺)에 주지하던 장계(長溪)의 회(晦)형도
            나를 찾아온 후 대위사(大潙寺)의 주지를 지내다가 겨우 한 달 만

            에 입적하였습니다.건창(建昌)땅 원(圓)형은 아호사(鵝湖寺)에서
            앙산사로 옮겨가는 길에 일부러 빙 둘러가면서까지 방문하여 만
            났다가 헤어진 후 임강(臨江)의 혜력사(慧力寺)에 도착하여 얼마

            있다가 절 일을 맡은 지 7일 만에 갑자기 서쪽으로 떠났습니다.
            회와 원(晦․圓)두 형은 이렇듯 세간일과는 인연이 없다 하겠으
            나 승려로서의 본분에는 무슨 유감이 있겠습니까!

               육왕사(育王寺)의 광(光)형은 도와 복이 이처럼 성대한데도 지
            난날 아침저녁으로 교류하는 가운데 위황(韋皇)이 귀인인 줄 모르

            고 지내 온 적이 많았습니다.그가 주지로 나온 이후 내게 보낸
            편지가 3․4편이 되는데 그 중에서도 그가 영은사(靈隱寺)에 있기
            에 편지로 안부를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형은 범골(凡骨)에 날개를 달아 날아다니는 신선이 되고 물고
               기가 용 되는 때를 만났습니다.그러나 연․원(演․圓)두 형이
               여태껏 인천(人天)의 수레바퀴를 밀고 나갔다는 말을 듣지 못함
               은 무슨 까닭입니까?형에겐 이야기할 필요도 없겠지만 도의 향
               기와 덕의 훈풍이 자연히 나오는 몸으로서 천하 총림의 공론을

               잊지 말아 달라는 염원에서 묻는 것입니다.그러나 오늘날의 총
               림엔 공론마저도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이오.
                 지난 여름 정자사(淨慈寺)의 밀(密)형이 편지를 보내 왔는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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