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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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암주서 231
를 말하는 것과 비슷한 류라 하겠습니다.
또 연보에 ‘대혜선사가 매주에 있을 때 납자들은 거칠고 쓸쓸
한 그곳까지 따라가 한마디 말씀을 청해 듣고 눈길 한번 받는 것
만으로도 종신토록 위안을 삼으니 제방을 내려 볼 만하다’하였습
니다.만일 그렇다면 이는 제방의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노스님의 제자로서 종문의 본분사를 표방하지 않은 경우는 동산
(東山)선사의 게송뿐이니,지금 총림에서 큰 소리 친다는 말이 그
것입니다.
또 연보에 ‘소흥 갑술년(1154)매주에 있을 때 임제의 정통 법
어를 법굉(法宏)수좌와 도선(道先)시자에게 부촉하였다’하였습니
다.하지만 법굉수좌는 벌써 매양에서 비명횡사한 후였고 도선시
자 역시 경산사에서 죽은 후였습니다.굉수좌와 선시자가 이미 죽
고 없는데 정통 법어를 누구에게 부촉했단 말입니까?지금 정통
법어를 받지 못하고서 그의 법사(法嗣)가 된 이는 무슨 핑계를 대
려는지…….이런 일은 화려한 문장으로 사실을 덮어버리는 것입
니다.예전에 원오(圜悟)선사가 촉(蜀)에 있을 무렵 법의와 바리때
를 천남사(泉南寺)에 보내서 노스님께 전하였는데 이때 노스님께
서 지은 게송이 있습니다.
부촉해 온 쇠 바리때 고양이 밥 수북히 담고
마납(磨衲)가사는 검은 동이 속에 넣었으니
조종(祖宗)의 살림살이 모두 부서졌구나
장차 무엇으로 자손에게 부촉해야 할지.
付來鐵鉢盛猫飯 磨衲袈裟入墨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