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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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암주서 233
신비궁을 한번 쏘면
일천 겹 갑옷도 뚫어 버린다
뽑아 와 자세히 보니
지독한 가죽버선 구린 냄새로구나.’
神臂弓一發 穿過千重甲
子細拈來看 當甚臭皮革蔑
이튿날 장시랑이 법좌에 오르기를 청하니 태주(台州)의 요인(了
因)선사가 대혜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신비궁을 한번 쏘아 일천 겹의 자물쇠를 일시에 열어 젖히고
취모검(吹毛劍)을 한번 휘둘러 만겁 의심을 모조리 깨친다 해도
그것은 마치 생사 쪽의 일입니다.작가 종장이 서로 만났을 때는
어떻습니까?’
‘ 이 썩은 시체를 끌어내라!’
‘ 스님께선 누구를 위하여 이렇게 말씀합니까?’
‘ 관속에서 눈이 휘둥그레졌구나’
‘ 이는 제가 묻는 것이 아닙니다.’
‘ 그렇다면 그대가 묻는 것은 무엇인고?’
‘ 손을 잡고 높은 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 네 경지가 아니다.’
‘ 독사의 머리 위라도 가려운 곳은 긁어 주어야 합니다.’
‘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 용문폭포를 오르지 못하면 어떻게 바다가 넓은 줄을 알겠습니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