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4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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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낙방을 했는 데야 어쩌겠느냐.’
5월에 장시랑이 조정의 비난(모함)을 받자 그 영향으로 대혜스
님도 형양으로 쫓겨나는 해를 입게 되었습니다.아마 이때 조정에
서는 전쟁을 논의하던 즈음에 신비궁 이야기로 시비가 일어난 성
싶습니다.그러므로 장시랑이 하중승(何中丞)에게 보낸 답서에서
‘월말께 원수(元帥)로 임명되었다’고 한 것입니다.얼마 후 장휘유
소원(張徽猷 昭遠)이 게를 지어 노스님을 조롱하였습니다.
소계암주는 마음대로 어리석은 짓 해대며
사람들 앞에서 시비 따지기를 좋아하네
오직 가죽버선 구린 냄새라는 한 구절로
늙은이의 머리통을 날릴 뻔했군!
小董菴主放憨癡 愛向人前說是非
只因一句臭皮革蔑 幾乎斷送老頭皮
이를 계기로 산중에서 사리께나 안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무고(武庫)’라는 두 글자를 근심하였습니다.이 때문에 천승각(千
僧閣)의 수좌 강주(江州)능(能)형은 천승각 문에 방을 써 붙였습니
다.
‘근래 형제들이 노스님께서 평상시 말씀하신 바를 책으로 엮
어 무고(武庫)라 하였는데 노스님에게 불편한 일이 생길까 두려
우니 제목을 잡록(雜錄)이라 고치면 아무런 탈이 없으리라 믿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