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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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라갔다가 이 시를 읽고 웃었으며 화약사의 소참 법회에서 이것
            으로 설법을 하였다고 합니다.만일 바닷가 어귀[海門]라는 말을

            예언이라고 한다면 노스님께서 바닷가에 주석한 적이 없으니 어
            떻게 이를 예언이랄 수 있겠습니까?
                연보 에 또한 원오선사에 대한 제문과 부동헌(不動軒)의 기

            (記)를 수록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천남사(泉南寺)에서 간행된 주
            봉집(舟峰集)에 기재되어 있는 것입니다.이는 같은 시대에 지어
            진 것일 뿐 노스님의 작품으로 수록할 것까지는 없습니다.입적할

            때 말씀하신 유언 42자는 노스님의 친필인데도 도리어 수록하지
            않고 내가 기록했던,법통을 이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의 말만을 수
            록하였습니다.그러나 나는 이때 상례를 치르는 일에서 기록을 책

            임졌기에 노스님의 말씀 끝부분에 분명히 이는 시자에게 말로 전
            한 것을 기록하라 명한 것으로,다른 기록과 구별을 두었습니다.

            이는 이른바 ‘늙은이가 흔히 하는 말이니,어찌 기록할 만한 게
            되겠는가’라는 것입니다.
                연보 에 이르기를,노스님은 융흥(隆興)계미년(1163)3월 우

            리 군사가 개선한다는 말을 듣고 게송을 지었다고 하면서,‘자욱
            한 티끌 한번 씻기니 널따란 하늘이어라’는 한 구[一句]만을 실었

            을 뿐입니다.이 게송은 애당초 황제에게 올리고자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답니다.그 친필 진본(眞本)은 현(賢)형에게 있었는
            데 현형이 죽자 이리저리 뒹굴다가 앙산사 권(權)형이 간직하게

            되었습니다.게송 앞에 ‘신 아무개 올리다[臣某甲上進]’라는 다섯
            자가 있으며 본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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