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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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암주서 241
다.그러나 어떤 일을 설법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차라리 진태사(秦太師)의 친척을 위한 설법이라고 말하느니만 못
할 것입니다.시험삼아 광등록(廣燈錄)에서 정상좌를 위한 설법
이 있었나를 살펴보았더니 그가 허공에 구멍을 뚫듯 단서를 조작
해서 세상에 떠벌린 속임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흥(紹興)병자년(1156)가을 노스님은 일찍이 배타고 악저(卾
渚)를 지나면서 나의 출생지 홍주(洪州)에 관해 말하기를 ‘몇몇 분
의 큰스님이 배출된 곳이다.보봉 월(寶峰月)선사,해회 종(海會從)
선사,운봉 열(雲峰悅)선사와 같은 훌륭한 선사들이 어쩜 차례차례
태어났을까!’하셨습니다.또한 ‘내 나이 19세 때 은정사(隱靜寺)의
배도암(杯渡菴)에 놀러갔더니 그곳 암주가 꿈이야기를 하면서 내
가 운봉 열(雲峰悅)화상의 후신이라 하여,그 후 서죽사(瑞竹寺)정
(珵)화상의 처소에 이르자 그가 갑자기 나를 보고 ‘다시 태어난 사
람’이라고 하였습니다.이때 노스님의 설명이 몹시 자세하였으므
로 이 사실을 빠짐없이 운와기담 에 수록했었습니다.그러나 연
보에서는 오직 정(珵)화상이 ‘다시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한 것만
을 언급했을 뿐 운봉(雲峰)의 후신이라는 말은 수록하지 않았습니
다.
그러나 이에 관해서는 노스님이 여러 차례 말하였고,총림에서
도 이를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지난번 영문(靈文)선사와 대담할
때 그는 ‘온 세상이 운봉 열선사의 후신임을 알고 있고 또 때를
만나 남악 양(南嶽讓)선사의 옛 호를 얻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이
는 남악선사 또한 대혜선사란 법호를 하사받았기 때문입니다.강
서(江西)지방에 한 스님이 융흥불운통기(隆興佛運統記)란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