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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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35


                 지둔(支遁)선사 노닐던 곳을 내 만나지 못하였고
                 한가히 말을 내려 연화궁에서 쉬어가네
                 제이스님 살던 이야기를 물으려 하니
                 칠십 된 노승은 양쪽 귀가 다 먹었네.

                 支遁逍遙不我逢 等閒下馬憩蓮宮
                 欲詢齊已幽栖事 七十山僧兩耳聾




               9.승당기(僧堂記)/대제(待制)사공(査公)



               자조 총(慈照蘊聰)선사가 양주(襄州)석문사(石門寺)의 주지로
            있을 때 대제(待制)사공(査公)에게 ‘승당기(僧堂記)’를 부탁하자

            사씨가 글을 지어 주었다.


                 건명사(乾明寺)는 군에서 백 리 떨어져 있는 사찰로,예전에는
               석문사(石門寺)라고 불리다가 칙명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높은
               산과 험한 계곡에는 범과 표범이 살며 갈림길과 바위등성이는

               인가와 멀리 떨어졌으니,도에 뜻을 둔 자가 아니고서는 마음을
               붙이고 살 수 없는 곳이다.명예와 이익에 매여 사는 벼슬아치
               는 빼어난 경관을 바라보고도 그 경개를 밟아 보는 이가 드물
               다.

                 내가 이 고을 군수로 있을 무렵 법(法)이라는 학인을 알게 되
               었다.그의 자는 수영(守榮)으로,옹희(雍熙)3년(986)부터 이곳에
               와서 살았는데 그 후 선방이 보잘것없고 비좁고 퇴락하였으므로
               중건하리라 굳게 마음 먹고 발심하였다.여러 지방을 돌며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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