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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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39


            놓고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안에도 밖에도 가운데도 없다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의 마음은 이렇게 순수했다.
               그 당시 서선사(西禪寺)에는 대중이 천 명이 넘었는데 재선사
            는 신심을 내서 변소청소를 맡았다.어느 날 저녁 물 뿌리고 청소

            하는데 때마침 융(隆)선사가 야참(夜參)에 참석하여 결좌(結座)하고
            서 주장자를 집어던지면서 하는 법문을 듣게 되었다.



                 깨닫고 보면 한 터럭이 큰 바다를 삼키고
                 온 누리가 하나의 작은 티끌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了卽毛端呑巨海 始知大地一微塵


               이 말에 재선사는 훤히 깨친 바 있었다.민현(閩縣)에서 예장

            (豫章)황룡산에 이르렀으나 사심(死心)선사와 기연이 맞지 않아
            얼마 후 영원(靈源)선사에게서 공부하게 되었다.그는 영원선사의

            선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반드시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를 반성
            해 보았다.
               “이 일을 내 분명히 보았는데 다만 기연에 임하여 토해내지를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원선사는 그의 독실함을 알고,확실히 깨쳐야만 비로소 자유
            자재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얼마 후 옆 스님이 조동광록(曹洞廣錄)을 읽는데 이를 훔쳐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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