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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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성질 급한 스님/불심 본재(佛心本才)선사



               불심 재(佛心本才)선사는 처음 수업원(受業院)에서 범패를 익혀
            세사에 응해 왔다.한번은 성(城)에 가서 법기(法器)를 차려 놓다가
            어느 노인을 만났는데 그가 재선사에게 말하였다.

               “네 자신이 바로 법기인데 하필 딴 데서 그것을 찾느냐?”
               재선사는 이 말끝에 홀연히 느껴지는 바 있었다.그 길로 서선

            사(西禪寺)의 법석으로 달려가니 방장스님 해인 융(海印隆)선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평생 잠을 자도 사람 앞에 떨어지지 않고 잠을 깨도 사람 뒤

            에 떨어지지 않는다.”
               재선사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그를 사모하게 되었다.그가 달
            도자(達道者)라는 노스님을 만나 경을 읽다가 “한 터럭 끝의 사자

            가 백억이나 되는 터럭 끝에 일시에 나타난다”는 구절에서 그곳
            을 가리키며 물었다.
               “한 터럭 끝의 사자가 어떻게 백억이나 되는 터럭 끝에 일시에

            나타납니까?”
               “ 네가 이제사 총림에 들어와 가지고서 어떻게 그러한 이치를

            알 수 있겠느냐?”
               재선사가 또다시 물었다.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고 가운데 있지도 않다 하

            니,이것은 무슨 이치입니까?”
               달도자가 “그것은 네 스스로가 보아야 한다”고 하자 재선사는

            이를 계기로 문을 드나들 때마다 반드시 문지방 위에 발을 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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