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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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47


               13.오랜 세월 동안 선정에 들다/
                   동산사(東山寺)수연(修演)스님



               예장(豫章)동산사(東山寺)의 승려 수연(修演)은 그 마을 유씨(劉
            氏)의 아들이며 석문사(石門寺)겸(謙)선사에게 법을 얻었다.그는

            게송을 지었다.


                 깨닫지 못했을 땐 참선을 하다가
                 단 한 번 석문을 보고서 활짝 트였네

                 스승이 지시하는 참 소식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소금은 짜고 초는 시큼한 줄 알았노라.
                 未悟之日要參禪 一見石門便坦然
                 蒙師指箇眞消息 方知鹽鹹醋是酸



               그 뒤로 탁발수행을 닦았는데 여름날 밤이면 항시 벗은 채로
            모기떼의 밥이 되고,옷을 시주하면 받아서 없는 자에게 돌려주었
            다.또 게를 지어 자신의 뜻을 나타낸 적이 있다.



                 40년 동안 항상 맨발인 채로
                 머리도 깎지 않고 목욕도 하지 않았네
                 고을 관리 나를 위해 적삼을 갈아입히지만

                 다만 평생의 원력 부족할까 두려울 뿐.
                 四十年來常跣足 不剃頭兮不澡浴
                 郡官爲我換衣衫 只恐平生願不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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