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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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49
“홍주의 경계는 어떻습니까?”
“ 등왕각(滕王閣)아래 많은 봉우리가 수려하고 유자정(孺子亭)
앞에는 엷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 그 경계 가운데에 사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 출입할 때는 쇠북을 두들기고 붉은 옷에 비단 병풍을 마주하
고 있다.”
그러나 고산사에서 간행된 어록에는 경계에 대한 대답과 사람
에 대한 질문이 누락되어,결국 경계를 물었는데 사람을 대답한
것처럼 되어 버렸다.그 어록은 이처럼 잘못되어 있다.소흥(紹興)
갑자년(1144)에서 이제까지 그 책이 인쇄되어 세상에 유포된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으며 결국 불도에 뜻 있는 사람으로 하여
금 옛 분들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없도록 하였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15.회석두(回石頭)스님 어록에 서문을 쓰다/풍당가(馮當可)
서촉(西蜀)조어산(釣魚山)의 회(回)선사는 일찍이 석공(石工)으
로 일하다가 깨달았으므로 총림에서는 그를 ‘회석두(回石頭:돌쟁
이 회스님)’라 하였다.
촉의 명사 풍당가(馮當可)와 당문약(唐文若)등 몇몇 사람과
논어(論語)를 이야기하다가 “공자가 자로(子路)에게,‘유(由:자
로의 이름)여!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겠다.아
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