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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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자운 선인(慈雲善因)스님이 조정에 올린 호소문
우가승록(右街僧錄)자운 선인(慈雲善因)대사는 정화(政和)5년
(1115)여름 조정에 나아가 말하였다.
“엎드려 말씀드리옵니다.우리 불문은 4월 16일에 성상의 명
을 받고서 도록(道錄)동남운(董南運)이 불교가 한천사(漢天師:
道敎의 지도자)를 훼손한 적이 있었다고 상소를 올린 문제로,관
청에 명하여 장경에서 그에 관한 부분을 자세히 찾아내 불태워
버릴 처지에 놓였습니다.그래서 부득이 조정을 모독한다는 혐
의를 피하지 않고 말씀 올리는 바입니다.
간절히 생각하옵건대 천하 사원의 대장경문은 원래 태조(太
祖)황제와 태종(太宗)황제의 어명에 의하여 새겨져 인쇄․유통되
었고 도성의 사원과 왕후가 계시는 공덕원(功德院)의 장경 또한
조정에서 하사하신 것입니다.그 중 변정론(辯正論)은 일찍이
인종(仁宗)황제께서 숭총록(崇總錄)에 수록하여 어부(御府)의
책처럼 귀중히 간직되어 온 책입니다.그런데 이제 갑작스럽게
불태워 없앤다 하니 신하된 자의 마음으로 차마 볼 수 없는 일
입니다.
생각건대 나라가 잘 다스려져 정치와 교육이 잘 되어 조종(祖
宗)을 높이 드는 때,옛 서적을 모두 불태워 없앤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습니다.이는 마치 양웅(楊雄)이 인의(仁義)를 팽개치
고 예학(禮學)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자,세인들은 그것을 노자를
배척한 말이라 하였고,장자(莊子)가 「도척편(盜跖篇)」「어부편
(漁父篇)」을 짓자 세인들은 그것을 공자를 훼담한 말이라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