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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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61


               21.승려에게 재물과 밥을 보시하는 일



               지주(池州)매산현(梅山縣)우구사(愚丘寺)의 종(宗)선사는 연당
            거사(練塘居士)홍경선(洪慶善)이 강동(江東)절도사에 부임한 인연
            으로 산중에서 밤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홍거사가 승려에게

            밥을 보시하는 것[飯僧]은 어느 경에 나와 있으며 그 뜻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종선사가 대답하였다.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 ‘백 사람 악인에게 밥을 보시하는
            것은 한 선인(善人)에게 보시하느니만 못하고 나아가서 천억의 삼
            세제불에게 밥 보시를 하는 것은 한 사람의 무주(無住)무작(無作)

            무증(無證)자에게 보시하느니만 못하다’고 하였습니다.닦고 깨달
            을 것이 없다면 그것이 바로 정념(正念)으로서 완전한 해탈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밥 보시를 한다면 그 공덕은 모든 부처에게 공양

            하는 것 이상이며 그러나 선배 큰스님들 중에는 이 뜻을 아는 자
            가 많았습니다.”
               “ 누가 그런 사람입니까?”

               “ 우선 가까운 사람을 예로 들면,진소유(秦少游)는 등주(滕州)에
            서 귀양살이하면서 스스로 자기 만장(挽章:장송곡)을 지었는데 그

            중에 ‘누가 사부대중에게 밥을 보시할까?’라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소동파는 진소유의 계획을 들은 후 서신과 함께 은 5냥을 보내면
            서 범원장(范元長)에게 진소유를 위하여 밥 보시를 하라고 권하였

            습니다.소동파가 북쪽으로 가는 길에 비릉(毘陵)에 이르러 병환으
            로 다시 일어나지 못하자 태학사들이 돈을 모아 동경(東京)혜림

            사(慧林寺)의 승려들에게 밥 시주를 하였는데 소황(蘇黃)의 문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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