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P. 60
60
서 우(祐)선사를 찾아뵈었는데,그의 한마디 말끝에 모든 의문이
탁 풀렸다.우선사가 절 일을 그만두자 그를 모시고 여악(廬嶽)으
로 갔으며,원우(元祐)병인년(1086)우선사가 나한사(羅漢寺)의 주
지를 맡자 계남선사는 그를 보좌하여 총림을 건립,양자강 유역에
서 으뜸가는 가람이 되게 하였다.우선사가 노환으로 물러나자 그
뒤를 계승하니 당시 그의 나이 39세였다.그는 일을 처리하고 대
중을 다스리는 데 그 법도가 준엄하였으며,명성이 사방에 널리
전해졌다.7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법당에 올라 대중에게 말하
였다.
나는 오늘
철마를 거꾸로 타고
수미산을 거슬러 올라
허공을 밟되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으리.
羅漢今日 倒騎鐵馬
逆上須彌 踏破虛空
不留朕跡
그리고는 방장실에 들어가 가부좌를 한 채 돌아가셨는데,때는
바야흐로 소성(紹聖)개원(改元)갑술년(1094)이었다.
문인 행초(行初)가 그의 행적을 모아 촉승(蜀僧)윤평(允平)에게
정리하도록 명하니 모든 일이 빈틈없다고 할 만하다. 속승보전
(續僧寶傳)에는 계남스님을 첫머리에 기록하였지만 자세한 행적
은 밝히지 못하였으니,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