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P. 65
운와기담 上 65
性心地藏 無頭又無尾]’하였는데 여기에 무슨 다리가 있겠습니
까?”
이 말에 사심선사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폈다.
사심선사가 일찍이 육조스님을 찬하였다.
육조스님은 그 당시 장부가 아니었다
남의 손을 빌려 벽 위에 글을 썼을 뿐 자신은 불투명했으니
분명히 게송에는 ‘무물(無物)’이라 말하고
도리어 남의 집 발우를 받았다네.
六祖當年不丈夫 倩人書壁自塗糊
明明有偈言無物 却受佗家一鉢盂
당시 이 운(韻)자를 따라서 화답한 사람이 많았으나 사심선사
는 또다시 그 원래 운[元韻]에 따라 게를 지어 천스님에게 주었다.
그대 시구 훌륭하여 장부보다 훌륭하니
말하는 그 기상 불투명한 곳이 없네
알지어다!뜻을 얻으면 흐르는 물과 같아
황매에서의 발우 다툼을 우습게 만드는 줄을.
絶句精明勝丈夫 出言吐氣不麻胡
須知得意如流水 笑殺黃梅爭鉢盂
천스님은 얼마 후 송을 지어 사심선사를 이별하였는데 그 가운
데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나는 모른다[祖意西來我不知]’라는
구절이 있었다.사심선사는 그 구절을 들어 염송하여 그를 송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