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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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였다.


                 조사의 ‘서래의(西來意)’를 나는 모른다

                 알았을 때도 불성의 경지엔 들어가지 못하리
                 불성의 경지에서 불성의 뜻을 완전히 깨달아야
                 비로소 마음 근원이 홀로 돌아감을 믿으리.
                 祖意西來我不知 知時未得入離微
                 離微徹了離微旨 始信心源獨自歸




               23.날카로운 우스갯소리를 잘하던 설두 지(雪竇持)선사



               설두 지(雪竇持)선사는 상전 경(象田卿)선사의 법제자이니,동림

            조각(東林照覺)선사 법손이다.평소에 입을 열기만 하면 게송이 되
            었는데 그가 ‘종이장막[紙帳]’에 대해 읊은 시가 있다.



                 실오라기를 건드리지 않고 베틀로 짜지 않고서도
                 서리맞은 닥나무 두들겨 깨끗이 하니
                 난간에 반쯤 비친 가을달빛 깊은 밤에
                 자리에 찬 구름 흩어지지 않는구나

                 잠자리 누우니 혼돈 세계 모두 잊고
                 일어나 앉노라니 텅 빈 마음 무위(無爲)라 하네

                 빽빽하여 티끌 하나 들여보내지 않으나
                 바람은 마음대로 팔방에서 불어온다.

                 不犯條絲不涉機 細揉霜楮淨相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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