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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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69
느냐고 묻자 그는 엉겁결에 대답하였다.
“나는 일찍이 도가에 몸담은 바 있었다.양생(養生)비결에 의
하면 밥을 먹은 후 백 보를 걸으면서 급히 배를 문지른다고 한다.”
그러자 지선사가 곧장 대답하였다.
“그대가 장생(長生)의 비결을 배우려고 한다면 우리 불가의 상
주물을 축내서는 안 된다.”
이를 계기로 범생은 부끄러워하며 물러간 후 다시는 오지 않았
다.
24.초서체를 잘 쓰던 용아 종밀(龍牙從密)선사
용아(龍牙)선사의 법명은 종밀(從密)이며 자는 세소(世踈)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초성(草聖:초서체를 잘 쓰는 사람)이라 하여
귀하게 여겼다.서주(舒州)사람 장회소(張懷素)는 스스로 ‘정신 나
간 촌놈[落魄野人]’이라 하면서 환술(幻術)로 공경대부들과 교류하
였다.숭녕(崇寧)4년(1105)에 장회소가 모반에 실패하여 처형당하
였는데 그의 보따리를 살펴보니 종밀선사의 초서와 홍각범(洪覺範)
스님이 붙인 발문이 있었다.이 때문에 두 스님이 연루되어 견책
을 받았다.종밀선사는 그 후 민현(閩縣)으로 돌아와 게를 지었다.
장정에 사는 늙은 수행승 하나
깊이 돌이켜보니 악업도 많았구나
노인들 가운데 백발노인 더할까 두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