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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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를 헤치며 황하로 달려나갔네

                 하늘 끝 바다 모퉁이에 몸을 숨기니
                 수없는 칼 숲과 칼 산을 눈여겨보며
                 오늘 남쪽으로 돌아와 아직도 살아 있으니
                 그들은 선승 같지 않다고 웃네.

                 長汀有箇老頭陀 猛省思量惡業多
                 怕老人中添白髮 驚翻浪裏走黃河

                 天涯海角藏身去 劍樹刀山貶眼過
                 今日南歸猶活在 從佗笑不似禪和



               그는 일찍이 ‘사대송(四大頌)’을 지었다.



                 지풍화수 네 가지 원래 뿌리가 없는데
                 지금 그 근원을 빌려 그대 몸이 되었네
                 육용(六用)이 머무를 때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
                 한 기틀 빈곳에 내 어디 있으랴

                 마르고 습한 데서 조상을 찾지 말고
                 흔들리거나 단단한 데서 자손을 인정 마라

                 옛사람이 말했던 바른 도리를 아는가
                 모두 한낱 깨진 사발 같도다.

                 地風火水本無根 今藉其元作爾尊
                 六用停時人不見 一機空處我何存

                 休於燥濕尋宗祖 勿向堅搖認子孫
                 記得曾郞言諦當 都盧似箇破沙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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