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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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다.
               “수좌는 어떻게 하겠는가?”

               “ 뒷날 감히 스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불인선사는 마음속으로 기뻐한 나머지 게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


                 그 누가 길주의 영재를 알랴

                 신라의 쇠를 두들겨 부리를 만들었네
                 그는 끝내 까마귀 떼를 따르지 않고
                 먼 구름 바라보며 한가롭게 울음 짓네.
                 誰人識得吉州英 觜是新羅鐵打成

                 終不隨佗烏鵲隊 望雲閑叫兩三聲


               이는 그의 기변(機辯)을 칭찬한 말로서,이를 계기로 총림에서
            는 그를 ‘영철취(英鐵觜:쇠로 만든 주둥이,영스님)’라고 불렀다.

               소성(紹聖)원년(1094)가을,운거사에서 담주(潭州)개복사(開福
            寺)에 주지하라는 명을 받았으며 진정선사의 법제자가 되었다.그
            후로 해마다 겨울과 여름이 되면 반드시 안부를 묻고 의복을 올

            렸으며,심부름 가는 노비에게 계절마다 반드시 서신을 올리도록
            당부하였다.그러나 진정선사는 달리 물건으로 답례하지 않다가
            입적할 때 황색 가사를 전해 주면서 뒷일을 부탁하였다.영선사는

            스승의 부음(訃音)을 듣고 승복을 받은 후 슬피 울다가 땅에 쓰러
            졌다.대혜(大慧)노스님은 그가 이러했다고 칭찬하고 나서,스승

            을 법답게 섬기는 데 영철취보다 독실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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