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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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73
26.서호(西湖)에서 한가하고 청빈한 생활/
이연 청순(怡然淸順)스님
희령(熙寧:1068~1077)연간에 서호(西湖)에 청순(淸順)이라는
스님이 있었는데 그의 자는 이연(怡然)이다.서호의 좋은 경관 속
에 살면서 영은사와 천축사를 왕래하며 한가한 생활을 유려하게
묘사한 바 있다.
되는대로 한가히 시 읊으며 취미산을 내려오니
이밖에 또다시 무엇을 생각하리
나에게 산을 내려오는 뜻을 묻는다면
주장자 높이 들어 헤진 승복 보여주리.
浪宕閑吟下翠微 更無一法可思惟
有人問我出山意 藜杖頭挑破衲衣
일마다 무능하여 한 가지도 나아가지 못하니
천축사에 돌아가 기꺼이 여생을 보내리
허기지면 밥 먹고 피로하면 잠자며 하릴없이 지내니
신선 세계에만 별천지가 있다고 말하지 마오.
事事無能一不前 喜歸天竺過殘年
飢餐困臥無餘事 休說壺中別有天
승상 석림(石林)섭소온(葉少蘊)은 청순선사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순선사는 인품이 청정하고 고요하여 아무하고나 사귀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