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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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75
포대(布袋)화상의 영정이 명화였다.그는 영정을 가리키며 여러 선
사에게 물었다.
“그림이 어떻습니까?”
자수선사가 말하였다.
“이는 법도 속에서 새로운 뜻이 창출되고 호방한 모습 밖에 오
묘한 진리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할 만합니다.”
이에 한림이 말하였다.
“그도 선(禪)을 알았습니까?”
그러자 불등선사가 몰랐다고 하니,한림이 불등선사에게 다시
물었다.
“무엇 때문에 몰랐다고 하십니까?”
“ 알았다면 묻지 않았을 것이오.”
이 말에 한림은 크게 웃었다.소계(苕谿)정우공(鄭禹功)도 불등
선사에게 불법을 배웠는데 그도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28.은둔하며 사는 조주선사의 상수제자 엄양존자(嚴陽尊者)
엄양산(嚴陽山)은 무령현(武寧縣)동남쪽 40리쯤에 있는 산인데
조주(趙州)선사의 상수 법제자 선신(善信)이라는 스님이 그 산의
수려한 모습을 즐기며 그곳에 암자를 짓고 살았다.선신스님은 도
가 높아 세인의 존경을 받았으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 그냥 엄양존자(嚴陽尊者)라고만 불렀으며 호랑이 두 마리와
뱀 한 마리가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