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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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겁에 질려 돌아갔다.그러나 대혜스님이 곧바로 다가가니 개는
            마치 잘 아는 손님을 맞이하듯 하였고,암자의 주승이 반갑게 맞

            이하여 후히 접대하자 대혜스님이 말하였다.
               “저 같은 후생이 이와 같은 성의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습니
            까?”

               주승은 절에 있는 토우(土偶)를 돌아보면서,‘어젯밤 삼경 무렵
            이 토우가 현몽하여 오늘 운봉 열(雲峯悅)선사께서 오시니 잘 접
            대하라’하였다는 것이다.이에 대혜스님은 자신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사의를 표하고는 은정사로 돌아왔다.노스님에게 운봉선
            사에 대하여 물으니 운봉어록(雲峯語錄)이 있다고 하면서 그 책
            을 보여주기에 책을 펼쳐 보니 훤하게 마음이 열려 눈에 스쳐 가

            면 외울 수 있게 되고 끝내 잊어버리지 않았다.그 후로 총림에서
            는 대혜스님을 운봉선사의 후신이라 전하게 되었고 입적했을 때

            누군가 영가법문[對靈文]에서 ‘세상에서는 모두 운봉 열스님의 후
            신이라고 알고 있다’고 하였다.또 때를 만나 남악 양(南嶽讓)선사
            의 옛 호를 얻었다.남악 양화상은 대혜선사(大慧禪師)라는 시호를

            받았었다고 한다.




               30.예장 태수(豫章太帥)정벽(程闢)이 혜남스님을
                   주지로 맞이하다



               남(慧南)선사가 황벽사(黃檗寺)적취암(積翠菴)에 주석할 때 예
            장(豫章)태수 정벽(程闢)이 시를 지어 그를 취암사(翠巖寺)의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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