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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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85


                 부지런히 부지런히 불법과 이웃하였네
                 금우(金牛)가 도탄을 만난 지 그 몇 번인가
                 콧구멍이 입술 위에 걸려 있음을 이제야 알았네

                 눈먼 당나귀만 가지고도 바른 눈이 열리는데
                 어찌 사자가 몸 뒤집을 때까지 기다리랴
                 생사를 해결했으니 무슨 미련 있겠는가

                 만고의 가을하늘 달빛이 새롭구나.

                 出處叢林二十春 孜孜矻矻道爲隣
                 金牛幾度遭塗炭 鼻孔方知搭上脣

                 纔藉瞎驢開正眼 豈期獅子遽飜身
                 死生旣了餘何憾 萬古秋空月色新


               또한 일찍이 매양(梅陽)에 가서 대혜(大慧)선사를 찾아뵙고 하

            직한 후 양서암(洋嶼菴)으로 가서 광(光)선사의 병환을 간호하자
            대혜선사가 게를 지어 보냈다.



                 도의를 잊지 않고 민 땅을 떠나
                 양서암의 간호승이 되었구나
                 매양의 장독 연기 자욱한 동굴을 뛰쳐나가
                 천산만수에 노니는 등나무 지팡이 하나.

                 不忘道義閩中去 洋嶼菴中看病僧
                 趒出梅陽煙瘴窟 千山萬水一條藤


               당시 광선사는 복당(福唐)귀산사(龜山寺)의 주지를 그만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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