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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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사(海上寺)의 양서암에서 요양하고 있었다.




               33.아미타불 잘 그리던 유미타(喩彌陀)



               전당(錢塘)의 유미타(喩彌陀)는 젊었을 때부터 오로지 아미타불
            상을 그리는 것으로 업을 삼아 왔다.양걸차공(楊傑次公)이 그의

            정교한 솜씨에 탄복하여 그의 성(姓)을 붙여서 ‘유미타’라 부르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어느 부사(部使)가 그
            에게 아미타불을 그렇게 잘 그리면서 어찌하여 참선은 하지 않느

            냐고 물으니 게를 지어 그에게 답하였다.


                 일생 동안 미타불을 그릴 줄만 알 뿐
                 참선을 모르니 어찌하면 좋을꼬

                 다행히 오호의 풍월이 있으니
                 태평성대에 병기를 쓸 게 있으랴.
                 平生只解畵彌陀 不解參禪可奈何
                 幸有五湖風月在 太平何用動干戈



               얼마 후 서호 칠보산(七寶山)의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여 강이
            나 뭍으로 왕래하는 자들이 모두 우러러보도록 하였는데 그 높이
            가 백여 척이나 되었다.문하시랑(門下侍郞)설공(薛公)이 그에게

            물었다.
               “저 미륵불은 천궁에 계시면서 제천의 보살에게 설법하는데 여

            기에 바위를 뚫어 새겨서 무얼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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