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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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95


                 지공을 성문(聲聞)에 떨어졌다 비웃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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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곳에 머리 씻으니
                 암주가 설봉 문하에 들어갔음을 탄식하네*
                                                       6)
                 당시에는 유희였지만
                 후세에는 격식이 된 일
                 그 누가 아랴,석문을 꿰뚫어 나가면

                 또 다른 비단을 버리는 수단이 있지

                 늑담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가 안개를 뚫고 가는 발톱이 있기에
                 더 이상 지난날 두 사람의 흉내를 내지 않고
                 곧바로 이마 위의 하나를 쓰려 하네

                 칼끝이 움직였다 하면
                 마음과 손이 맞아들어

                 한 번 내리고 한 번 쳐들 때
                 장두는 하얗고 해두는 새까만 것이 무슨 상관이며*
                                                               7)

            *지공(誌公:梁 寶誌)은 봉두난발로 만행을 하고 다녔다.제의 무제(武帝)는 그가
              세인을 홀린다 하여 정치적인 박해를 가했으나 양(梁)고조(高祖)가 즉위하자,지
              공의 겉모습은 티끌 세속에 젖은 듯하나 경지는 성문(聲聞)이라면서 해금시키고
              대우해 주었다.
            *한 스님이 산에 암자를 짓고는 머리를 깎지도 않고 혼자 살았다.…… 하루는 설
              봉스님이 시자에게 삭도를 들려서 데리고 갔다.그를 보자마자 칼을 들고 “말을
              해라!그러면 머리를 깎지 않겠다”고 하니 그 암주는 얼른 물을 떠다 머리를 감
              고 설봉스님 앞에 꿇어앉았다.설봉스님은 그의 머리를 깎아 주고 제자로 삼았다.
            *한 스님이 마조(馬祖)선사에게 4구백비를 떠나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단도직입
              적으로 보여달라고 하니 마조스님은 오늘 심기가 불편하다며 지장(西堂智藏)에게
              가서 물으라 하였다.그 스님이 지장에게 물으니 머리가 아프다며 회해(百丈懷海)
              에게 가서 물으라 하여 회해스님에게 가서 물으니 그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하였
              다.그 스님이 마조스님에게 돌아와 그대로 고하니 마조스님이 “지장의 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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