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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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와기담 上 97
鋒鋩纔動 心手相應
一搦一擡 誰管藏頭白海頭黑
或擒或縱 說甚胡鬚赤赤鬚胡
曾無犯手傷鋒 不用揚眉瞬目
一新光彩 逈絶廉纖
休尋頭上七寶冠 好看頂後萬里相
一時勝集七日良期
不須到佛殿 前 彼處無草
普請向大智堂裏 此間有人
그가 형양(衡陽)에서 대혜(大慧)노스님을 시봉한 지 얼마 안
되어 스님을 따라 매양(梅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군수 사조의
(謝朝議)는 관료들에게 대혜스님에 대하여 말하기를,‘조정에서 발
령한 가운데 장로스님이라 할 수 있는 분은 다만 한 사람뿐이라’
고 하였다.
병마사(兵馬司)의 동쪽 모퉁이 빈터에 거처를 정해 주었는데
이윽고 승행일(僧行日)이 되자 몇백 명이 모여들었다.앙서기는 사
람들에게 지시하여 괭이와 삽을 가져와 집터를 고르고 대나무를
운반하여 집을 엮으라 하였는데,모두 지시대로 따르며 감히 게으
른 자가 없었다.군수는 그가 이렇게 힘쓰는 줄은 알았지만 그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는 몰랐으므로 가까운 한두 사람을 불러 그의
재능과 일하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였다.때마침 앙서기는 대혜스
님의 명을 받아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이었다.그들과
만나 이야기하는데 논변이 뛰어나고 옛일에 근거하여 지금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