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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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리며 무슨 말을 하든 근본에 입각해 있었다.군수가 다시 앙
서기를 불러 물었다.
“그대 일행 중에 또 남다른 재능을 지닌 자가 있습니까?”
“ 큰 경론(經論)을 짊어진 자,서사(書史)에 해박한 자,시사(詩
詞)에 절묘한 재능이 있는 자,서예에 뛰어난 자가 있습니다.그러
나 지금까지 깨치지 못한 것은 오로지 불조의 생사 인연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어려움을 꺼리지 않고 노스님을 따라 시봉하다가
그대의 어진 정사를 의지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은 없
습니다.”
이 말에 군수는 더욱 놀라 대혜스님의 문도들이 모두 법을 위
하여 자신을 잊은 자임을 알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대혜스님을 더
욱더 존경하였다.그의 아들 순수(純粹)를 보내 불법 깨치는 첩경
을 묻도록 하니 대혜선사는 그에게 법어(法語)8편을 보여주었다.
앙서기는 학문이 풍부하고 재주가 높아 모든 문장에 능하였으
나 불행하게도 풍토병으로 조양(潮陽)광효사(光孝寺)에서 서거하
니 그 누가 아쉬워하지 않겠는가?
39.눌(訥)선사가 여산 동림사(東林寺)에 갔던 일
태평주 무호(太平州 蕪湖)길상사(吉祥寺)의 눌(訥)선사가 처음
여러 곳을 행각하다가 여산(廬山)동림사(東林寺)에 이르니,당시
그곳은 법석이 융성하여 뛰어난 선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이에
눌선사는 조각(照覺)선사의 초상화에 찬을 지어 자신을 소개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