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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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오라.한 차례 매질을 한 후 산문 밖으로 내쫓으리라.무엇 때
문에 이렇게까지 하는가?사람을 위하려면 철저히 해야 하고 사람
을 죽이려거든 피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아!졸암(拙庵)스님을 위하여 염송한 말은 목암(木庵)스님에게서
들을 수 있으니,그 말은 총림에 남아 있고 그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그러나 수암스님의 진면목은,보려고 하면
바다가 가로막혀 있는 듯 아득하기만 하다.
6.경산 겸(徑山謙)수좌가 주자(朱子)에게 보낸 편지
강서(江西)의 운와 영(雲臥曉瑩)암주는 말하였다.
“경산(徑山)의 겸(謙)수좌가 건양(建陽)으로 돌아와 선주산(仙洲
山)에 움막을 짓고 사니,그의 명성을 전해 들은 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에게 귀의하였다.이를테면 시랑 증천유(侍郞 曾天游),
사인 여거인(舍人 呂居仁),보학 유언수(寶學 劉彦修),제형 주원회
(提刑 朱元晦:朱熹)등이 서신으로 도를 묻기도 하고 때로는 산
중으로 그를 찾아오기도 하였다.겸수좌가 주원회에게 보낸 답서
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 일이 있을 때는 일을 보고 일이 없을 때
는 머리를 돌이켜 오로지 일념으로,‘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는 물음에 조주(趙州)스님이 ‘없다’고 대답한 화두를 들으십시
오.이 화두만을 붙들고 있되,헤아리지도 말고 천착하지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