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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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中 109


            가 제문을 지어 올렸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산 정상에 걸터앉아 기나긴 낚싯줄 드리우니

                 호수는 잔잔하고 물고기는 낚시를 물지 않네
                 병든 몸으로 죽음을 예견하니 몸은 수척해도 정신만은 활기
               차네
                 훈훈한 춘삼월 늦봄에 참선하는 승려들이 운집하니
                 스님은 그들을 돌아보고 미소지으며
                 ‘나는 떠날 날을 받아 놓았다’하시네

                 이 네 구절의 그 게송이 마지막 글이 될 줄이야
                 초여름 4월 초하루에 담담히 입적하셨네
                 지난날 스님께서 깨달으신 바는 본래 면밀하더니
                 마지막 한마디에서 스님의 진면목을 드러내셨다.

                 踞南山頂垂綸千尺
                 湖水渺彌魚寒不食
                 示病及期體癯神逸
                 維莫之春參徒雲集
                 師願而笑吾歸有日

                 題四句偈玆爲絶筆
                 及孟夏朔泊然入寂
                 師昔所證本自緜密
                 末後一着乃見眞實



               이 제문은 스님에 대한 실록이라 할 수 있다.
               아!북간스님은 머리가 매우 뛰어나 박학다식하였고,글짓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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