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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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였으며 동암(東庵)불조(佛照)스님에게 법을 얻었다.지난날
감로 멸(甘露滅)과 영 중온(瑩仲溫)스님도 모두 도를 본 경지가 분
명하여 그것을 글로 많이 남겼는데,북간스님은 열반하면서도 이
와 같이 더욱 훌륭한 글을 남겼다.
8.문충공 진덕수(文忠公 眞德秀)의 꿈
참예 문충공 진덕수(參預 文忠公 眞德秀)는 쌍경사(雙徑寺)의
숭소림(菘少林)스님과 같은 마을 사람으로 해마다 서로 도를 논하
고 서신을 주고받았다.그 중 한 서신은 다음과 같다.
“갑자․을축(1204~1205)년 사이에 나는 연평(延平)지방에 있
으면서 꿈을 꾸었는데,어느 한 곳을 찾아가니 16나한이 있었습니
다.그 중에 모습이 단정하고 엄하신 분이 갑자기 눈을 뜨더니 미
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하기를 ‘견고한 큰 힘[大堅固力]을 얻었구
나’하였습니다.이어 하늘에서 풍악이 울려오는데 신비스러운 음
악소리는 세간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꿈에서 깨어나,이제
까지 30년 동안 그 일을 잊지 않고 지내 왔는데 요사이 몽필봉(夢
筆峯)의 한적한 산허리에 자그마한 암자를 마련하고 ‘대견고력(大
堅固力)’네 글자로 좌우명을 삼으려다가 스님의 게송 한 수를 얻
어 어리석음을 깨우칠까 합니다.등각사(等覺寺)또한 지난날 함께
노닐던 곳이니,어찌 옛 정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이 서첩을 경산사 삼탑암(三塔庵)에서 보았다.아!서산
진덕수는 30년 꿈에서 깨어난 이라 하겠다.‘대견고력(大堅固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