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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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을 진작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에 칙명을 따라 부임하였고,얼마 후 항주 영은사의 주지가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한 스님이 갑자기 석가세존께서 산에서
            나오시는 모습을 그린 그림 한 폭을 내밀며 찬(贊)을 청하자 서슴
            지 않고 써 주었다.



                 한밤중에 왕성을 도망쳐 나올 적에는
                 모든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6년 세월 단정히 앉았더니
                 오랜 고요함 속에 움직일 것을 생각했네

                 소맷자락 눈 날리며 설산에서 내려왔으나
                 무슨 낯으로 사람들과 마주하리.
                 半夜逾城 全無肯重
                 端坐六年 久靜思動
                 衲卷寒雲下雪山 與人相見又何顔





               14.임자를 기다리는 법의/송원 숭악(松源崇岳)선사



               송원 악(松源崇岳)선사가 호구사(虎丘寺)에서 영은사로 옮겨왔
            을 때 그는 이미 늙고 귀가 어두워 총림에서는 그를 ‘귀머거리 노
            장[老聵翁]’이라 불렀다.백운 단(白雲端)화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법

            의를 후인에게 빨리 물려주기 위하여 세 마디 화두[轉語]를 제시
            하였다.
               “입을 열어 말을 한다는 것은 혀끝에 있는 것이 아니다.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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