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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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中 117
(力量)있는 사람이 어째서 다리 들고 일어서지도 못하는가?역량
있는 사람이 어째서 세속 인연을 끊지 못하는가?”
아무도 깨닫는 자가 없자 법의를 탑 아래 놓고서 말하였다.
“30년 후 우리 집안의 자손이 이곳 주지로 올 것이니 이 법의
를 그에게 주어라.”
이 말을 마치고 입적하였는데,뒤에 석계(石溪)스님이 과연 호
구사에서 칙명을 받들어 경산으로 오게 되었다.이에 법의를 들고
말하였다.
“대유령(大庾嶺)꼭대기 깊은 밤에 황매스님의 법의를 놓고,서
로 다투니 부족하고 서로 양보하니 남는구나.지금 이것이 그대로
공안(公案)이 된다 해도 잘못에 잘못을 더하는 꼴을 면치 못하리
라.”그리고는 법의를 받들고 일어서며 말하였다.
“묻노라,백운스님으로부터 전해 왔고,송원스님이 여기에 묻어
두었던 이 법의는 무엇을 밝히려 함인가?어지러운 봄바람은 마냥
그치지 않는구나.”
지금은 불해(佛海:石溪)스님이 쌍경사(雙徑寺)전의암(傳衣庵)
에다 그 법의를 간직하고 있다.과연 그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
일까.
15.불탄일 설법/절조 감(絶照鑑)선사
절조 감(絶照鑑)선사가 처음 고향 건원사(乾元寺)에 주지할 때,
불탄일을 맞이하여 법당에 올라 설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