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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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가지는 따뜻하고 북쪽 가지는 차가우니
똑같은 봄바람도 두 갈래로 부는구나
바라노니,높다란 다락에서 젓대를 부지 마오
많은 사람들이 난간에 기대어 귀기울이네.
南枝向暖北枝寒 一種春風有兩般
寄語高樓莫吹笛 大家留取倚欄看
스승 송원(松源)스님은 이 게송을 듣고 수긍하였다.
무명스님은 일생 동안 대중스님들과 숙식을 함께 하였고 늙을
수록 더욱 정진을 하였다.이 한 편의 일화만 해도 기록으로 남길
만한데 하물며 그의 결택(決擇)은 납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겠
는가.
30.백암사 선사의 산수화와 시
백암사(栢巖寺)의 선사[凝]는 복주 옥융 임씨(玉融林氏)의 자손
이다.많은 총림을 찾아 정진을 하였으며,가는 곳마다 앞에 놓인
자리를 걷어치우고는 벽 위에 산수화 한 폭을 그리고 그 위에 글
을 썼다.
물결이 고동칠 때 방울방울 떨어지지 않고
풍파가 잠자는 곳 잔잔하고 고요하다
밝은 창문 종이 틈새 진종일 찾지 말고
벽 위에 떠가는 배 바라봄이 어떠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