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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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中 143
光含萬象珠懷蚌 影落千江井覰驢
馬祖翫時迷向背 長沙用處絶名摸
衲僧直下忘標旨 吐七呑三總自如
이 게송은 결코 하찮은 붓장난이라 할 수 없다.뒤에 오문(吳
門)승천사(承天寺)에 주지하였는데,하루는 상당하여 설법하였다.
“승천(承天)의 한마디는 말이 있기 전에 주어진 것이다.달마스
님도 이 뜻을 모른 채 짚신 한 짝을 들고 되돌아갔다.”
그 이튿날 아무런 병 없이 단정히 앉아 입적하였다.그 당시
광 동곡(明光東谷)스님 또한 도행(道行)이 높았는데 그와 힘을 합
하여 동상종(洞上宗:曹洞宗)을 일으켜 세우니 조동종에 사람이
없다 할 수 없다.
34.개로일(開爐日)상당법문/석전 법훈(石田法薰)선사
석전 훈(石田法薰)선사는 미산 팽씨(眉山彭氏)이다.가정(嘉定:
1208~1225)연간에 고봉사(高峰寺)주지로 나오니,절은 낡고 승
려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이보다 앞서 고원(高原),무준(無準),즉
암(卽庵),중암(中巖),석계(石溪)등 여러 스님이 그를 추천한 후에
그들의 뜻을 따른 것이다.
화로를 지피는 날[開爐日]상당하여 설법하였다.
“고봉의 문호는 차갑게 식어 버린 재 같은데,그대들에게 감사
드리오.한겨울 자그마한 불씨가 마저 꺼지기 전에 우리 모두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