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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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지 않으니,들어 일으킬 것도 없고 진주(鎭州)의 무에 조주
            스님은 최고의 값을 불렀다.”

               또다시 말하였다.
               “오늘 아침이 칠월 초하루이니 머지않아 올 여름의 결제도 마
            치게 될 것이다.”

               다시 법상으로 올라가 옛 공안을 들어 말하였다.
               “완전히 들어 보여준다면 콧구멍 반쪽을 읽을 것이요,완전히
            들어 보여주지 못한다면 혀끝으로 범천(梵天)을 떠받드는 일이다.

            아!모든 것이 진창이로구나!나에게 그 공안을 가져오너라.”
               주장자를 내리친 뒤 다시 말하였다.
               “이 말을 되씹지 말라.이 몇 마디 말은 마치 입에 모래를 머

            금은 여우가 사람의 그림자를 보고서 독모래를 쏘아대는 것과 같
            다.나는 그 독모래에 중독되지 않을 자가 몇이나 될지 두렵다.”





               32.천목 문례(天目文禮)선사의 게송


               천목 예(天目文禮)선사가 도반을 찾아갔다가 만나 보지 못하고

            게송만 읊었다.


                 뜨락에 한 그루 붉은 싸리꽃

                 그대는 어인 일로 계시지 않는구려
                 그래도 혹시나 서로 만나리라 생각했었더니
                 한 스승의 제자로서 하늘 멀리 헤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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