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P. 145

고애만록 中 145


            음을 찾아보았으나 전혀 찾지 못했다 함에 그대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었다 하니 재산을 다 몰수당했다가 뜻밖에도 주춧돌 아래서

            황금을 찾았구나.덕산스님의 몽둥이와 임제스님의 할이다.할은
            아전이 백성을 골탕먹이는 것이 관청에서 골탕먹이는 것보다도
            한 술 더 뜨고 혈육 친척이 도리어 의리로 맺은 친구보다 못한 격

            이다.허리춤에 찬 달력이 오래되었으니,거북 등을 지지며 기왓
            돌을 던져 점쳐 볼 필요가 없다.양기(楊岐)스님의 ‘세 발 달린 당
            나귀’가 그대들의 콧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운문(雲門)스님의 ‘검은

            옻칠 먹인 죽비’가 납승의 명근(命根)을 끊는다.동승신주(東勝神
            州)에 불이 나서 제석천왕의 눈썹을 태웠고 서구야니(西瞿耶尼)사
            람들은 참을 수 없어 연신 소리치며 떠벌리는구나.초순 삼십일

            일,중순 초하루,하순 7일에 바리때를 걸어 놓고 주장자를 놓아
            두었다.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석 달을 안거(安居)하며 제불 보살

            과 축생․나귀까지도 90일 간은 아무 곳도 가지 않고 대원각(大圓
            覺)으로 우리 가람을 삼아 적멸(寂滅)이 앞에 나타나되 법에 따라
            사건을 판결하듯 한다.지난 해 피던 매화(梅花),올해 피어난 버

            들 잎새,빛깔과 향기는 예전과 변함 없도다.
               할!다만 바라거니 봄바람이여,힘을 합해 몽땅 우리 집으로 불

            어라.
               남의 법문을 볼 적에는 반드시 바른 눈으로 밀설(密說)인지 현
            설(顯說)인지 직설(直說)인지 곡설(曲說)인지를 살펴서 마치 항산

            (恒山)의 구름처럼 자유자재해야 한다.반드시 같은 안목과 의견을
            지녀야만이 옛 분들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혼원스님의 출처에 관해서는 이미 가태(嘉泰:1201~1204)연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