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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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참으로 임제종의 심오한 종지를 밝히고 납자들의 안목을
증험한 말로써 마치 바람을 일으키면서 도끼를 휘두르는 솜씨와
같은 것이니 그 묘는 일도양단(一刀兩斷)에 있다.”
설소화상은 금나라와의 전란 남송 말엽시,대혜(大慧)스님과 함
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대혜스님이 노자로 쓰기 위하여 삿갓
속에 숨겨 둔 금비녀 하나를 수시로 확인해 보았다.설소스님이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금비녀를 빼앗아 강물 속에 던져 버리자 대
혜스님이 부끄러워하고 사죄한 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진원스님은 설소스님의 법을 이었고 초당(草堂)스님을 대부(大
父)로 모셨기에 일생 동안 뛰어난 법문으로 승[先師]의 기풍을 지
녔던 것이다.
7.부도탑에서 읊은 게송/남산 융(南山隆)수좌
융(隆)수좌의 법호는 남산 수(南山叟)이며 청원(淸源)남안(南安)
사람이다.젊은 시절 많은 곳을 참방하여 덕망 높은 스님을 많이
친견하였다.파참(罷參)후 업해(業海)스님의 부도탑에 예배하고
게송을 읊었다.
업해스님이 업의 바다 깡그리 말린 줄 알았더니만
여전히 겁석(劫石:부도탑)의 그림자를 덩그렇게 남겼네
내 여기에 찾아와 웃음 뒤에 오열을 삼키며 통곡한 것은
지난날 그 배가 여기에서 뒤집혔기 때문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