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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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가지고 나를 찾아와 편집해 줄 것을 청하였다.이 계기로 그
            의 어록을 펼쳐 보며 한 글자 한 구절을 모두 훑어보게 되었는데,

            경황 중에 했던 법문이라도 모두 예로부터 내려오는 큰 안목을
            지니고 있었고,그 바탕은 한갓 지말적인 언어에 힘쓴 것은 아니
            었다.이로써 송원스님의 도가 모두 이 책 속에 담겨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옛날과 멀어질수록 스님의 법도 따라 점점 무너져 바른 지
            견을 지닌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우니 큰 안목을 지닌 자는 더욱

            짐작할 만하다.회암스님의 말씀은 이 촉 땅에서 행하였지만,이
            어록이 강호에 널리 전해지면 우리 불도에 있어서 믿을 수 있는
            어록이 될 것이다.이 어록을 잘 읽는 사람만이 나의 말이 망언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치절스님도 읽고 감격한 바 있어 이런 말을 하였을 것이다.





               9.판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스님/절옹 순(岊翁淳)선사


               복주(福州)성천사(聖泉寺)의 절옹 순(岊翁淳)선사는 타고난 자

            질이 특출난 분이었다.일찍이 설봉사(雪峰寺)의 여름 결제에서 오
            산각(鼇山閣)중건을 보고 게송을 지었다.



                 야반삼경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더니
                 한 줄기 풀 위에 옥루가 나타나네
                 발걸음이 같을 수야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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