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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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185
바 ‘기미를 보고 떴다가 한 바퀴 돌고서 내려앉는 것’이며 구만리
하늘을 나는 붕조(鵬鳥)와 같은 큰 활보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타인에 의하여 오르내리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고 또한 그의 견식은 남보다 뛰어났다.이것이 그의 명성이
일세를 진동할 수 있었던 이유이며 중봉(中峰)스님의 도를 일으켜
세운 징험 또한 여기에 있는 것이다.만년에 우리 종파는 망했다
고 근심하였으니,이 말을 듣고 가슴아프지 않을 자 있겠는가.
13.절조 감(絶照鑑)선사의 상당법문
절조 감(絶照鑑)선사가 절(浙)땅에서 돌아온 사람이 있어 상당
설법을 하였다.
“한번 헤어진 뒤 얼마나 오랜만인가.서로 만나 보니 옛날 같
구나.눈썹은 여덟 팔자로 나뉘고 코는 길쭉하며 제방 선원의 크
고 작은 냄비와 짧고 긴 국자로는 조금치도 그대를 속일 수 없도
다.말해 보아라.진주(鎭州)의 무를 밑 없는 바구니에 얼마나 담
아 왔는지를!”
악!하고 할을 한 뒤,날씨가 쌀쌀해지거든 찾아오라 하였다.
상당하여 설법하였다.
“옛 스님이 노주(露柱)와 사귄 것은 몇 번째 기틀인가?남산에
서 구름이 이는데 북산에 비가 온다.금강역사와 토지신이 등을
맞대고 비비니 뼈다귀가 튀어나오는구나.이는 집안이 가난한 것
이야 그래도 괜찮지만 노잣돈 없는 것이 사람을 근심케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