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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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187
달구어진 기왓장이 밑바닥까지 꽁꽁 얼었고
붉은 눈 거북이는 장작불을 쏘아본다.
焦塼打着連底凍 赤眼撞着火柴頭
이에 파암스님이 그를 기특하게 여겼다.석전스님이 한번은 한
스님이 마조스님께 달마스님이 서쪽에서 온 분명한 뜻을 물은 화
두를 염(拈)하였는데 그 운소(雲巢),치절(癡絶)스님은 무릎을 치며
감탄하였고,그 소식을 전해 들은 불심 노스님도 “노승이 그에게
길을 비켜 줘야 할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15.자기 초상화에 글을 붙이다/진정대사 덕영(德英)
진정대사(眞淨大師)덕영(德英)은 건계(建溪)양억(楊億)의 5대
외손으로,성품이 총명하여 이해력이 뛰어났다.달암(達庵)스님에
게 귀의하여 행주좌와하는 중에 깨달은 바 있고서는 곧바로 경산
(徑山)으로 올라가 불조(佛照)스님에게 귀의하였는데,바람 따라
날리는 쑥대처럼 자재하게 응수하니 불조스님은 그를 다시 태어
난 독종(毒種)이라며 인정하였다.
뒷날 소주(蘇州)주명사(朱明寺)에서 설법하다가 상주(常州)정
혜사(淨惠寺)에서 입적하였는데 자신의 초상화에 스스로 찬을 붙
였다.
스스로 찬하려 하니 찬이 나오지 않고
내 얼굴을 그리려니 그려지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