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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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191
18.눈 내리는 날의 상당법문/낙암 원조(諾庵元肇)
낙암 원조(諾庵元肇)선사는 스승의 규범을 지녀 한결같이 도에
정진하였는데,눈이 내리자 상당설법을 하였다.
어젯밤 보현보살 추한 모습 들켰으니
한 조각 차가운 빛 대낮 같았네
가련쿠나,변변찮은 묘용(妙用)은
돌사람의 실소를 자아냈을 뿐
말해 보라.무엇이 우스운가를
난간에 금까마귀 높이 날아오르면
그대는 한바탕 허점을 들키리라.
普賢昨夜呈醜 一片寒光如晝
可憐妙用些兒 引得石人失笑
且道笑箇什麽
金烏飛上欄于
看你一場漏逗
‘동짓달 엄동추위 해마다 겪는 일[仲冬嚴寒年年事]’이라는 구절
을 가지고 송을 하였다.
늙은 농부 애당초 모든 생각 놓았는데
어린 손자 또다시 술상 차려 모시네
좋은 일이 오래오래 있을 줄만 알고
늙음이 머리 위로 다가온 줄 깨닫지 못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