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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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193


               “절대로 이런 도리는 아니다.”
               이에 또다시 “요사스런 여우 혼령아!”라고 응수하니 파암스님

            이 또 한 차례 뺨을 후려치고 게송으로 설법하였다.


                 한 차례 뺨따귀에 몇 번이나 아팠는가
                 머리를 돌려 보고 입을 재잘거렸지
                 설령 네 혓바닥이 바람처럼 빠르다 해도

                 선기(禪機)와는 달리 제2제3에 떨어진다.
                 一掌幾曾知痛痒 回頭轉腦口喃喃
                 直饒舌似風雷疾 也落機前第二三



               조조스님은 가정(嘉定)연간에 세상에 나와 당흥(唐興)성과사
            (聖果寺)에 주지하다가 후일 봉서사(鳳栖寺)에 머무르면서 선실에
            서 세 구절의 글을 가지고 제자들을 시험하였다.

               첫 구절은 ‘연기 서린 달빛 아래 낚시하며[和煙釣月]’라는 것이
            다.



                 아득히 연기 서린 강물 위에 낚싯배 비껴 대고
                 날이 밝든 달이 지든 아랑곳 않은 채로
                 사씨는 원래 낚시꾼이 아니나
                 세상 사람들의 그릇된 오해를 어찌 면하랴.
                 煙水茫茫釣挺橫 日盈月昃未容分

                 謝郞不是絲綸客 爭免時人錯見聞


               두 번째 구절은 ‘물이 끊기자 물레방아 멈추고[截水停輪]’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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