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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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바른 눈 활짝 열리면 천지도 비좁고
물레방아 멈춘 곳에 바다파도 메마르니
자연스레 검은 구슬 뛰쳐나오고
끝없는 마귀에 간담이 서늘하네.
正眼豁開天地窄 機輪停處海濤乾
等閑拶出驢珠現 無限邪魔心膽寒
세 번째 구절은 ‘나귀 귀에 들어가지 못하니[不入驢耳]’라는 구
절이다.
우리집 한 구절이 세 구절로 나누어져
말을 보나 소를 보나 그들에게 말해 준다
여기에서 더 이상 가까운 곳은 없으니
눈으로 들어야만이 비로소 알게 되리라.
儂家一句分三句 見馬逢牛擧似伊
只此更無親切處 眼中聞得始應知
스님이 입적할 당시 사후의 일을 시랑 양회(侍郞 楊恢)에게 부
탁하면서 “그대가 아니라면 누가 나의 마음을 알겠는가”하였다.
이에 양회는 안타까워하며 식음을 폐하고 특별히 그의 어록을
쓰고는,스님의 곧은 기개는 파암스님 못지 않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