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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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용계 문(龍溪聞)선사의 행리
용계 문(龍溪聞)선사가 처음 제방을 행각하다가 남강군에 이르
러 운거(雲居)스님을 찾아뵈려고 산등성이 절반쯤에 올라갔을 때
삿갓이 바람에 날아가 산등성이를 따라 내려와 삿갓 있는 곳을
찾아갔다가 느낀 바 있었다.상주(常州)보안사(保安寺)에 주지로
있었는데,고고하고 강직한 성품에 청백 검소하였다.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떤 법문으로 학인을 가르치십니까?”
“ 나무숲에서 비둘기가 우는구나.”
“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 법당 앞에 북이 울렸으니 밥이나 먹고 가거라.”
무준(無準)스님은 스님에 대하여,“강경하면서도 정직하고 까다
롭지 않으면서도 준엄한 분”이라고 말하였다.
요사이 용계스님의 도는 온 지방에 중히 여겨져 많은 승려가
법당 가득 모여들었는데 가뭄을 만나 여름 해제 전에 떠나가는
승려가 많았다.이에 용계스님은 말하였다.
“여러분의 주장자가 들썩인다고 말하지 말라.닷새 후면 나의
주장자도 들썩일 것이다.”
그 후 5일이 지나 목욕하고 법당에 올라갔다가 방장실로 돌아
가 가부좌로 앉은 채 입적하였다.다비를 하니 오색 영롱한 사리
가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이는 보안사(保安寺)의 노스님이
들려준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