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P. 195

고애만록 下 195


               20.한재 임공우(寒齋 林公遇)의 임종게



               한재 임공우(寒齋 林公遇)는 만년에 세속을 버리고 종문에 들
            어와 서재 옆 노는 땅에 초암을 짓고 소림사의 성공(誠公)스님을
            모셨다.

               날씨가 좋을 때면 으레 이 암자에서 지냈는데 그의 두 아들도
            그들의 법담을 함께 들었으며,나 또한 때로는 과장주(果藏主)와

            함께 그 암자를 찾아가 슬며시 참여하기도 하였다.
               순우(淳佑)병오년(1246)9월 그가 숙환으로 자신의 집에서 임
            종을 맞이할 때 게송을 지었다.



                 오십팔 년 깊이 잠들었더니
                 기쁘다,오늘 아침 눈을 떴구나
                 게슴츠레 흐린 눈 비벼 보나
                 그저 이럴 뿐이네.

                 五十八年熟睡 且喜今朝瞥地
                 試將老眼摩挲 只這阿底便是


               장횡거(張橫渠)선생도 “공부하는 이가 심식을 길러 맑아지면

            자연히 삶과 죽음을 볼 수 있어 가슴속이 환히 뚫려 아무런 의심
            이 없게 된다”고 하였는데 한재 그가 이 경지를 얻은 것이다.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